기존 상식에 의문 제기

다이슨 스웜 하면 떠오르는 표준 시나리오: 수성을 해체해서 태양 근처에 패널/거울을 배치한다. Isaac Arthur 시리즈가 확립한 프레임이고, 대부분이 이걸 당연하게 받아들인다.

하지만 다른 접근을 계산해봤다 — 소행성 자원으로 태양-지구 L5에 만들면?


왜 L5인가

태양광 플럭스

  • L5 (1 AU): ~1,361 W/m² — 지구 궤도와 동일
  • 수성 궤도 (0.39 AU): ~8,942 W/m² — 약 6.6배 강함
  • “수성이 더 좋지 않나?” → 맞다, 단위면적당은. 하지만 그게 전부가 아니다

L5의 숨겨진 장점

  1. 중력 안정점 — 궤도 유지 비용 거의 제로. 수성 근처는 태양 중력 경사가 급격해서 지속적 스테이션키핑 필요
  2. 365일 24시간 무중단 태양광 — 지구 그림자 도달 불가 (1.5억 km). 일식 없음
  3. 안정 영역 수백만 km — 모듈 수십만 기 배치 가능, 상호 간섭 없음
  4. 지구와 일정 거리 — 물류 계획 단순화. 통신 지연은 편도 ~8분 20초 (실시간은 안 되지만 AI 자율 운용으로 해결)
  5. 거주 가능 — 수성 근처는 열 환경이 극한. L5는 인간 거주구 설계가 훨씬 현실적

자원: 수성 해체 vs 소행성

수성 접근법의 숨겨진 비용

  • 수성 탈출 속도: 4.25 km/s — 상당한 중력우물
  • 수성 표면 온도: 주간 430°C — 채굴 장비 열 관리 극한
  • 수성 → 태양 궤도 배치: 추가 델타-V 필요
  • 가장 큰 문제: 수성은 행성이다 — 표면 중력 0.38g에서 대규모 채굴은 사실상 지구 채굴의 변형

소행성 (1986 DA) 접근법

  • M형 금속 소행성: Fe-Ni 합금 90%+ — 거의 순수 금속 덩어리
  • 추정 질량: 직경 ~2.3 km, M형 소행성 벌크 밀도 기준 ~200억 톤 이상
  • 미소중력 → 채굴 에너지 극소, 탈출 속도 거의 무시 가능
  • 부산물까지 전부 활용: 규산염 슬래그 → 방사선 차폐재 + 실리콘 잉곳 원료
비교수성 해체소행성 (1986 DA)
중력우물 탈출4.25 km/s~수 m/s
표면 온도430°C (주간)극저온 (관리 용이)
자원 조성규산염 위주, 금속 분리 필요Fe-Ni 합금 90%+ (거의 즉시 사용)
채굴 장비 복잡도높음 (중력, 열)낮음 (미소중력)
자원 총량압도적 (행성 통째)K1 bootstrap에 충분

수성이 자원 총량에서는 압도적이지만, 첫 번째 단계(bootstrap phase)에서는 소행성이 훨씬 현실적.


핵심: 자기복제 루프

이 설계의 진짜 차별점은 단순히 “어디서 캐서 어디에 놓느냐"가 아니다.

소행성 원광 → L5에서 다이슨 거울 태양열로 진공 제련 → 산출물로 새 거울 제작 → 집광 면적 증가 → 제련 속도 증가 → 지수 성장

  1. 씨앗 거울이 태양열 집속
  2. 집광열로 원광을 ~1,500°C 가열 → Fe-Ni 합금 산출
  3. 합금으로 새 거울 프레임 제작
  4. 새 거울 추가 → 집광 면적 증가 → 지수 성장 진입

스케일링

규모전력지구 대비인구AI 연산
1 모듈370 MW소형 원전 1기2,50032 EF
10 모듈3.7 GW대형 원전 3기25,000320 EF
1,000 모듈370 GW지구의 2%2.5M32 ZF
10,000 모듈3.7 TW지구의 20%25M320 ZF
200,000 모듈74 TW지구의 4배500M6,400 ZF

배가 주기는 모듈당 질량 예산과 공정 성숙도에 따라 달라진다. 2~5년 범위를 가정하면 1 모듈 → K1.0 규모까지 50~125년.


수성이 틀렸다는 말이 아니다

솔직히 한 가지 짚자. 현재 인류는 K 0.73이다. K1.0(10¹⁶ W)까지도 현재의 ~550배 갭이 있다. K2를 논하기 전에 K1부터 찍어야 한다.

K1.0에 필요한 규모 — ~2,700만 모듈, ~10 PW — 는 소행성 자원으로 충분히 커버 가능하다. 수성을 건드릴 필요가 없다. 수성 해체가 자원 총량상 필수가 되는 건 K1.5+ (10²¹ W) 이후의 이야기.

수성은 K2 가는 길의 고속도로다. 하지만 지금 우리한테 필요한 건 고속도로 진입로. 고속도로를 건설하기 위해 고속도로가 필요한 건 아니다.

Bootstrap 단계에서는:

  • 소행성이 접근 비용이 낮고
  • L5가 운용 비용이 낮고
  • 자기복제 루프가 더 빨리 시작된다

L5에서 K1을 찍고, 그 산업 역량으로 수성을 해체하는 게 오히려 더 빠른 경로 아닐까?