“왜 또 터빈이야?”
다이슨 스웜 발전 하면 당연히 태양광 패널(PV)을 떠올린다. 우주 발전의 표준. ISS도 PV, 대부분의 우주 탐사선도 PV.
그런데 이 설계에서는 터빈이다. 왜 21세기에 19세기 기술로 돌아가는가?
답은 간단하다: 소행성에서 태양광 패널은 못 만들지만, 터빈은 만들 수 있다.
효율은 같다 — 30%
이것부터 짚자. “PV가 더 효율적이지 않나?”
| 태양광 패널 (GaAs 다중접합) | 태양열 터빈 | |
|---|---|---|
| 변환 효율 | ~30% (우주급) | ~30% (고온 1,500K / 저온 500K) |
| 카르노 한계 | 해당 없음 | 66.7% (실현률 ~45%) |
| 전기 출력 | 동일 | 동일 |
1 km² 거울로 1,225 MW(열)를 모으면, PV든 터빈이든 전기 출력은 ~370 MW로 같다.
효율이 같다면, 차이는 다른 곳에 있다.
차이 1: 나머지 70%
PV와 터빈 모두 입사 에너지의 70%를 전기로 변환하지 못한다. 하지만 그 70%가 가는 곳이 다르다.
PV: 70%가 저온 폐열로 소멸
태양광 1,225 MW
├→ 30% → 370 MW (전기)
└→ 70% → 855 MW → 패널 표면 60~80°C 폐열
→ 쓸 곳 없음. 방열판으로 우주에 버림.
60~80°C 열로는 금속을 녹일 수도, 공장을 돌릴 수도, 난방을 할 수도 없다. 에너지의 70%가 사라진다.
터빈: 70%가 고온부터 저온까지 캐스케이드
태양열 1,225 MW
├→ 30% → 370 MW (전기)
└→ 70% → 855 MW (열) → 온도별 단계적 활용:
├→ 800~1,000°C: ~400 MW → 제련 (Fe-Ni 용해)
├→ 400~600°C: ~250 MW → 코팅, 열처리, 성형
├→ 100~200°C: ~120 MW → 거주구 난방
└→ 30~60°C: ~85 MW → 데이터센터 환경열
동일한 70%가 제련소 → 공장 → 거주구 → 데이터센터를 순차적으로 통과하며 전부 쓰인다. 터빈의 “폐열"은 폐열이 아니라 다음 공정의 에너지원.
입사 에너지 실질 활용률:
- PV: ~30% (전기만)
- 터빈: ~30% + 열 캐스케이드 → 사실상 85%+
차이 2: 자기복제 루프 호환성
이게 결정적이다.
PV를 우주에서 만들려면
태양광 패널(GaAs 다중접합)의 제조 공정:
- 갈륨(Ga) + 비소(As) 원료 확보 — 소행성에 없음
- 단결정 성장 (MOCVD, MBE) — 극한 정밀 장비
- 다층 에피택셜 증착 — 클린룸 필수
- 반사방지 코팅, 배선, 모듈 조립 — 전문 팹 라인
소행성에 Ga도 As도 없다. 장비가 있어도 원료가 없다. PV는 자기복제 루프에 들어갈 수 없다. 지구에서 계속 보급받아야 한다.
실리콘(Si) PV라면? 사실 이 설계에는 규산염 슬래그에서 반도체급 Si 잉곳을 만드는 공정이 이미 있다 (존 리파이닝, AI 칩용). Si 원료 자체는 확보 가능하다. 하지만:
- Si PV 우주 효율 ~20% — GaAs(30%)보다 낮고, 터빈(30%)에도 못 미침
- PV 셀 제조 라인(확산, 반사방지 코팅, 전극 패턴)이 칩 팹과 별도로 필요
- 우주 방사선에 의한 효율 저하 → 교체 주기 짧음
- 같은 Si 웨이퍼로 AI 칩을 만드는 게 훨씬 가치 있음
Si가 있어도 PV로 만드는 건 낭비다. 같은 실리콘이면 칩을 만든다.
터빈을 우주에서 만들려면
| 부품 | 소재 | 출처 | 제작 |
|---|---|---|---|
| 고온 블레이드·노즐 | Ni 초합금 | 소행성 Fe-Ni | 정밀 주조 |
| 저온 압축기·샤프트 | Ti 합금 | 달 일메나이트 | 기계 가공 |
| 케이싱 | Fe-Ni | 소행성 | 판금·용접 |
이미 자기복제 루프에 있는 소재(Fe-Ni, Ti)로 전부 만들 수 있다. 추가 원료 불필요, 추가 팹 라인 불필요. 거울 프레임을 만드는 것과 같은 공정 라인에서 터빈도 나온다.
차이 3: 수명과 유지보수
PV의 우주 방사선 문제
우주 PV는 고에너지 입자(양성자, 중이온)에 의해 결정 격자가 손상된다. 효율이 연간 ~1~3%씩 저하.
- 10년 후: 효율 70~80%로 저하
- 교체 필요 → 만들 수 없으니 지구에서 보급
- 보급 불가 시: 출력 감소를 감수
터빈의 마모 문제
터빈도 영원하지 않다. 고온 블레이드 크리프, 베어링 마모가 주요 열화 원인.
하지만:
- 블레이드는 현지 Ni 초합금으로 교체 제작 가능
- 베어링 → 자기 베어링(magnetic bearing)으로 비접촉 운용: 마모 자체가 없음
- 모듈식 설계: 열화된 부품만 교체, 전체 교체 불필요
터빈은 부품을 현지에서 만들어 교체할 수 있다. PV는 못 한다. 자기복제 시스템에서 이 차이는 결정적.
터빈의 실제 한계와 해결
솔직하게 짚자.
한계 1: 작동 유체가 필요하다
터빈은 열을 받아 팽창하는 유체가 있어야 돌아간다. 우주에서 이 유체를 어디서 구하나?
| 후보 | 장점 | 단점 | 조달 |
|---|---|---|---|
| 헬륨 (He) | 불활성, 고온 안정 | 누설 시 보충 어려움 | 소행성 탈가스 포집 |
| 초임계 CO₂ | 고밀도, 소형 터빈 가능 | 부식 관리 필요 | 소행성 탈가스 |
| 나트륨/칼륨 (액체금속) | 극고온 가능, 열전달 우수 | 반응성 (진공에서는 안전) | 소행성 미량 |
폐쇄 루프(closed cycle)이므로 유체 소비는 없다. 초기 충전분만 확보하면 됨. 소행성 제련 시 탈가스 공정에서 가스를 포집하거나, 초기에 지구에서 소량 보급.
한계 2: 움직이는 부품 — 우주에서의 고장 위험
터빈의 본질적 약점: 고속 회전 부품. 지구에서도 터빈 정비는 고난이도 작업.
해결:
- 자기 베어링 — 비접촉 회전 지지. 마모 제로. 이미 지구의 고속 터보기계에서 상용화된 기술
- 모듈식 블레이드 카트리지 — 블레이드 세트를 통째로 교체. 개별 블레이드 정비 불필요
- 현지 제조 — 교체 부품을 그때그때 주조. 지구 보급 대기 불필요
- 다중화 — 모듈당 터빈 다수 배치. 1기 정비 중에도 출력 유지
한계 3: 진동
고속 회전은 진동을 만든다. 같은 모듈에 반도체 팹이나 정밀 광학 장비가 있으면 문제.
해결:
- 전문화 클러스터 — 터빈 모듈과 팹 모듈을 물리적으로 분리 (별도 구조체)
- 진동 감쇠 마운트 — 터빈을 유연한 구조 연결부에 설치
- 지구에서도 발전소와 반도체 공장을 같은 건물에 넣지 않는다
한계 4: 열 배출
터빈 저온부의 열을 우주로 방출해야 한다. 우주에는 대기가 없으니 대류 냉각은 불가 — 복사 방열만 가능.
이건 독립적인 큰 주제다. 다음 글에서 상세히 다룬다.
한 줄 요약
태양광 패널과 터빈은 전기 효율이 같다 (30%). 하지만 PV는 나머지 70%를 버리고, 터빈은 쓴다. PV는 우주에서 만들 수 없고, 터빈은 만들 수 있다. PV가 고장나면 지구에서 보내야 하고, 터빈은 현지에서 부품을 갈면 된다. 자기복제 시스템에서 답은 하나.
